美 콩 가격 덮친 강달러…'1위 수출국' 브라질 따라잡았다 [노유정의 제철]

입력 2022-09-11 21:00  



‘강달러’가 미국 농부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옥수수와 콩 등 미국이 전 세계로 수출하는 농작물들이 최근의 달러 강세로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브라질 같은 농업 경쟁국가들이 물류 인프라 확충으로 운송비를 낮추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중국에서 미국산 콩을 수입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게 올라 브라질산 콩 수입 비용에 근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은 콩 세계 1위 수입국입니다. 지난해 기준 수입량만 9700만MT(메트릭톤)입니다. 세계 콩 시장에서 점유율 1위 국가는 브라질로, 세계 콩 수출의 53%를 담당합니다. 미국이 그 뒤를 이어 약 35%를 차지합니다.

미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20년 이전 중국의 미국산 콩 운송 비용은 브라질산 콩 운송 비용의 절반 수준으로 저렴했습니다. 예로 2008년 말 기준 중국은 브라질의 주요 콩 재배지 마투그로수에서 콩을 t당 149.3달러에 들여왔습니다. 같은 시기 미국 아이오와에서는 t당 71.7달러를 냈죠.

그러나 최근 이 격차가 거의 좁혀졌습니다. 지난 3월 말에는 미국산 콩 운송비용(t당 148.8달러)이 브라질산 콩 운송비용(t당 145.6달러)을 넘기도 했습니다.

주 원인 중 하나는 달러 강세입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올 들어 기준금리 인상 등 강력한 통화긴축에 돌입하면서 달러 가치가 뛰어올랐고, 다른 국가들의 통화 가치는 하락했습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7일 110.691선까지 뛰었습니다. 2002년 6월 18일(111.280)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10일 기준 헤알화·달러 환율은 1달러당 5.15헤알입니다. 지난 4월 초 4.66헤알에서 7월 5.5헤알선까지 올랐습니다. 2020년과 대비하면 상승폭이 커집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는 2020년 초 이후 18% 하락했습니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16개 주요 통화 중 엔화(23% 하락)를 제외하고 가장 하락폭이 큽니다.

공급망 문제도 있습니다. 미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급망 차질이 이어지며 수출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콜린 카터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교수가 지난 4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은 팬데믹 기간 공급망 차질로 농업 수출에서 100억달러 가량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반면 브라질은 2008년부터 도로와 해상 운송에 2900억헤알(약 78조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항구를 새로 지어 산지에서 선박까지 농산물을 운반하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이고 있는 겁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라질이 새로 지은 북호 항구에서는 최근 10년 동안 옥수수와 콩 수출이 6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티아고 페라 상파울로대 교수는 “(브라질이 격차를 줄인 데에는) 브라질의 경쟁력도 있지만 환율 효과가 엄청나다”며 “상황이 바뀌면 이로 인한 우위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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